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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도우가 얇을수록 더 오리지널일까

by 이렇게해요 2025. 4. 23.

피자 도우 만드는 장면 사진
피자 도우 만드는 장면

 

피자 도우는 얇을수록 맛있다는 말, 정말일까요? 이탈리아 피자에서는 얇은 도우가 정통처럼 여겨지지만, 두꺼운 도우도 그 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나폴리식과 로마식 도우의 차이, 그리고 한국 피자와의 문화적 차이를 비교해 보며, 얇은 피자가 왜 진짜 피자로 여겨지는지 그 이유를 알아봅니다.

이탈리아 피자 도우는 왜 얇을까

한국에서 피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푸짐한 치즈와 두툼한 도우일 겁니다. 씬피자는 다이어트할 때나 먹는 거라고 여겨지기도 하죠. 그런데 이탈리아에선 오히려 반대입니다. 얇은 도우가 기본이고, 그 위에 딱 필요한 만큼의 토핑만 올라갑니다. 처음엔 조금 허전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 입 먹어보면 생각이 바뀝니다. 왜냐고요? 얇은 도우 위에 신선한 재료들이 빛나기 때문이에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도우를 그저 기름기 많은 토핑을 받쳐주는 판 정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얇지만 쫄깃한 도우는 피자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죽 하나만으로도 맛의 품격이 달라지죠. 밀가루, 물, 소금, 그리고 올리브 오일. 단순한 재료지만 반죽 숙성과 온도 조절, 굽는 기술이 만나면 놀라운 맛이 나옵니다. 도우를 얇게 만든다고 맛이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얇기 때문에 재료 맛이 살아나고, 소화도 훨씬 잘됩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기후가 따뜻하고 습하기 때문에 무겁고 두꺼운 빵보다는 얇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스타일을 선호해 왔어요. 문화적으로도 피자는 간편하게 즐기는 한 끼에 가깝습니다. 반면 한국은 배부르게 먹는 게 중요한 문화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우가 두꺼워지고 토핑도 풍성해졌죠. 하지만 얇은 피자는 간편하면서도 품격 있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이탈리아의 식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얇은 도우가 더 정통처럼 느껴지는 이유

왜 우리는 얇은 피자 도우를 보면 왠지 더 ‘이탈리아 스럽다’고 느끼는 걸까요? ‘정통 나폴리 스타일’이라는 말에는 늘 얇은 도우가 따라붙고, 한국에서도 피자 맛집이라 소문난 가게들은 대부분 도우가 바삭하거나 쫀득하면서도 얇은 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얇은 도우가 단순히 식감이나 비주얼 때문만이 아니라, 이탈리아 피자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탈리아 피자는 도우, 소스, 치즈, 토핑 이 네 가지 요소가 서로를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게 핵심인데요. 이때 도우가 너무 두껍거나 무거우면 다른 맛을 덮어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도우가 얇을수록 토마토소스의 산미, 모차렐라 치즈의 고소함, 바질 향이 선명하게 살아나죠. 피자 한 조각에서도 다층적인 맛이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얇은 도우 덕분입니다. 얇은 도우는 안쪽의 열기를 잡아주면서도 접었을 때 속 재료가 쏟아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피자를 접어서 먹는 모습이 좀 낯설 수도 있지만, 나폴리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종이 위에 얇은 피자를 반으로 접어 손에 들고 다니며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바삭하면서도 유연한 도우에서만 가능한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도우에 대한 인식이 ‘얇으면 간이 안 된 것 같고, 배도 안 부를 것 같고’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는 편입니다. 특히 고구마무스나 치즈가 꽉 찬 도우에 익숙한 분들에겐 얇은 도우가 뭔가 허전하게 느껴질 수도 있죠. 하지만 진짜 이탈리아식 피자를 한번 접해보면, 오히려 ‘이게 진짜 피자구나’ 싶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재료 하나하나가 또렷하고, 특히 구운 도우에서 풍기는 밀가루 본연의 고소한 향은 처음 경험하면 잊기 어려운 맛이죠. 요즘은 한국에서도 얇은 도우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오븐을 제대로 갖춘 피자 전문점이나 화덕 피자집에서는 얇은 도우가 당연하다는 듯이 제공되고, 그만큼 맛의 디테일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죠. 얇은 도우는 단순히 덜 배부르거나 간편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섬세하게 맛을 설계했다는 뜻이고, 재료 하나하나를 믿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결국, 얇은 도우가 정통처럼 느껴지는 건 그 얇음 속에 담긴 철학과 요리의 깊이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피자를 얇게 만든다고 해서 아무나 정통이 되는 건 아니죠. 얇아도 힘이 있어야 하고, 얇아야만 느낄 수 있는 맛의 흐름이 있어야 합니다.

나폴리와 로마 피자의 진짜 차이

이탈리아 피자가 다 똑같다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정말 큰 착각입니다. 대표적인 두 도시인 나폴리와 로마의 피자는 도우부터 굽는 방식, 심지어 먹는 스타일까지 완전히 달라요. 한국 분들께 가장 와닿을 수 있는 비교라면, 나폴리 피자는 쫄깃한 ‘찹쌀떡 스타일’, 로마 피자는 바삭한 ‘전병 스타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먼저 나폴리 피자는 도우가 말랑하고 손으로 잡으면 자연스럽게 접혀요. 접히는 피자 많이 보셨죠?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건 나폴리 피자의 진짜 매력이기도 합니다. 장작 화덕에서 단 몇 분 만에 고온으로 구워낸 도우는 테두리는 부풀고 안쪽은 얇아서, 마르게리타 한 조각을 반으로 접으면 안에 있는 치즈와 토마토가 부드럽게 흐르죠. 이게 바로 나폴리 스타일이에요. 특히 생모차렐라와 신선한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지면 도우의 촉촉함과 환상의 조합을 이룹니다. 반면 로마 피자는 얇고 바삭합니다. 진짜 얇아서 자르면 '탁탁' 소리가 날 정도죠. 나폴리 피자가 ‘느낌 있는 한 조각’이라면, 로마 피자는 ‘담백한 스낵’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한 조각에 쏙쏙 잘라서 맥주나 와인과 함께 먹기 좋죠. 토핑도 조금 더 다양하고 짭조름한 재료가 올라갑니다. 얇기 때문에 자극적인 맛과도 잘 어울리거든요. 흥미로운 건, 이 두 도시 사람들끼리도 자부심이 엄청나서 서로 자기네 스타일이 진짜라고 말하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얇은 도우 좋아하는 사람과 두꺼운 도우 좋아하는 사람이 나뉘듯이요. 하지만 어느 쪽이든, 두 스타일 모두 오랜 전통과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둘 다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실 계획이라면, 꼭 두 도시의 피자를 비교해 보세요. 분명 입맛에도 여행의 기억에도 깊이 남을 거예요.

한국 피자와 도우 문화의 차이

피자가 모두 다 같은 피자일까요? 한국에서 피자를 시킬 때 우리는 도우부터 고민합니다. "오리지널이요? 씬으로 바꿔드릴까요? 치즈크러스트는 어떠세요?" 이 질문은 이제 너무도 익숙하죠.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피자는 그냥 ‘그 집만의 도우’로 나올 뿐이고, 손님은 그걸 있는 그대로 즐깁니다. 한국에서 도우는 ‘토핑을 받치는 바닥’ 이상의 존재입니다. 도우 안에 고구마를 넣고, 가장자리를 통통하게 만들어 치즈를 채우고, 때로는 씹으면 바삭한 나쵸처럼 만들기도 하죠.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도우는 ‘맛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이미 피자의 주인공 중 하나입니다. 오히려 토핑보다 도우의 숙성 상태나 굽는 법에 더 신경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요? 한국의 식문화는 배를 든든히 채우는 걸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피자 한 판에도 볼륨감이 필요했죠. 고소한 크러스트, 두툼한 치즈, 묵직한 도우는 ‘한 끼 식사’로서의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되는 거죠.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피자를 친구들과 나누는 간편한 식사이자, 식전 애피타이저처럼 즐기기도 합니다. 무겁지 않아야 하고, 맛은 신선해야 하며,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은 게 미덕입니다. 이렇게 보면, 피자라는 음식 하나에도 문화가 깊이 배어 있습니다. 한국식 피자는 보는 재미, 먹는 즐거움, 배부른 만족까지 다 갖춘 ‘복합적인 요리’고, 이탈리아 피자는 도우와 재료, 굽는 법까지 계산된 ‘정교한 심플함’이라고 할 수 있죠. 어떤 쪽이 더 낫다고 말하기보다는, 둘 사이의 차이를 알고 즐기는 게 더 맛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요? 당신의 입맛은 어느 쪽인가요? 푸짐한 한국식 피자의 정겨움? 아니면 쫄깃하고 단순한 이탈리아의 매력? 어느 쪽이든 한 판의 피자엔 그 나라의 식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결론

피자 도우는 얇아야만 정통이라는 법은 없지만, 얇은 도우가 이탈리아 피자의 핵심 스타일인 건 분명합니다. 반죽의 부드러움, 토핑의 조화, 바삭한 식감은 단순한 얇기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피자의 균형을 이야기합니다. 두꺼운 도우에 익숙한 분들도, 언젠가 한 번쯤 이탈리아식 얇은 피자를 맛보면, 그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얇은 도우 속에 담긴 이탈리아의 요리 철학을 지금부터 한 조각씩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