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는 로마, 베네치아와 더불어 여행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이탈리아의 3대 관광 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이처럼 요구한 역사와 예술의 발달했던 도시에서 저는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며 으 피렌체에서 2년 동안 살았습니다. 그 사이 피렌체의 구석구석 많은 곳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피렌체에는 꼭 봐야 하는 유적지와 자연환경이 많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는 곳은 진에어의 관광 명소를 벗어난 일반적인 피렌체라는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한국 여행객들은 밀라노에서 로마로 향하는 여정 중에 대부분 피렌체를 여행합니다. 이번글에서는 예술과 역사로 만들어낸 피렌체를 잘 여행하고, 현지인이 즐기는 피렌체 인근 산책과 숙소 추천 등 실속 있는 방법으로 피렌체 여행을 오래 추억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겠습니다.
예술과 역사로 만들어진 피렌체 여행
로마로 향하는 고속열차 노선의 중간에 ‘르네상스의 발상지’로 불리는 피렌체가 있습니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약 1시간 40분, 로마까지도 약 1시간 30분 거리여서 이동에 부담이 없는 위치입니다. 그래서 1박 2일 정도로 계획한 피렌체 여행은 밀라노의 세련됨과 로마의 오랜 역사와의 중간위치에서 예술과 역사의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알찬 코스가 될 것입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고풍스러운 도시 풍경은 여느 대도시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거리를 걷기만 해도 르네상스 시대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짧은 일정 중에도 충분히 감동이 밀려오는 여행이 시작됩니다. 피렌체 여행에서 가장 핵심적인 시간은 단연 ‘도시 탐방’입니다. 도심이 작고 밀집되어 있어 도보로 대부분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것이 피렌체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여행의 시작은 반드시 두오모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으로, 외벽은 흰색·녹색·분홍빛 대리석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돔은 브루넬레스키의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이 돔은 르네상스 건축의 상징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피렌체 시내의 붉은 지붕들과 아르노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두오모 앞에서 조금만 걸으면 시뇨리아 광장(Piazza della Signoria)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과거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 공화국의 정치 중심지였으며, 지금은 예술과 역사, 시민들의 삶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광장 한복판에는 다비드 조각상의 복제품이 서 있고, 그 옆으로는 롯지아 데이 란치(Loggia dei Lanzi)라는 야외 조각 갤러리도 있습니다. 이 광장 한쪽에 자리한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은 하루를 통째로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방대한 예술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등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이끈 거장들의 원화가 가득합니다. 입장권은 사전 예약이 필수일 만큼 인기 있는 곳이니, 여행 일정에 맞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술관 관람 후에는 아르노강을 따라 산책하며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로 향해보세요. 다리 위에 쭉 늘어선 보석 가게들은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간직하고 있으며, 해 질 무렵 노을이 물든 강물과 함께 피렌체의 낭만을 느끼기에 딱 좋은 장소입니다. 오후 일정으로는 아르노강 너머 올트라르노(Oltrarno) 지구 방문을 추천합니다. 중심가의 북적임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 작은 갤러리, 수공예 상점이 자리한 이곳은 피렌체의 진짜 일상을 마주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동네입니다. 팔라초 피티와 보볼리 정원에 들러 메디치 가문의 흔적을 따라가 보며,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고요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루 일정의 마지막은 현지 식당에서 여유로운 저녁 식사로 마무리하면 완벽합니다. 긴 하루 동안 눈과 마음을 채운 피렌체는 분명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오래 추억에 남을 것입니다.
현지인이 즐기는 피렌체 인근 산책과 토스카나의 맛
피렌체여행의 진짜 매력은 대성당이나 미술관 밖, 현지인들의 일상이 스며 있는 골목길에서 시작됩니다. 두오모를 벗어나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서면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드는 조용한 거리들이 펼쳐지고, 오래된 건물 사이사이로 소박한 트라토리아와 아기자기한 수공예 가게, 향긋한 에스프레소 향이 흘러나오는 바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히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피렌체 인근 지역은 산 프레디아노(San Frediano) 지구입니다. 아르노강 남쪽의 이 동네는 전통과 젊은 감성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열고 수제 가죽 제품이나 도자기, 책 등을 만드는 모습을 거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낮에는 조용한 골목 산책이, 밤에는 활기찬 바와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현지의 맛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토스카나식 식사를 추천합니다. 대표적인 요리는 단연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로 토스카나산 키안티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기는 이 커다란 티본스테이크는 피렌체가 자랑하는 음식문화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식사 후엔 중심가보다는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한 로컬 젤라테리아들이 진짜 젤라토의 맛을 보여줍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즐기는 젤라토 산책은 피렌체 여행의 소소한 낭만을 완성시켜 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시간이 조금 여유롭다면 다음날 아침에 피렌체 인근의 언덕 마을 피에솔레(Fiesole)에 다녀오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 근처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하는 이 마을은 고대 에트루리아 유적과 로마 극장이 남아 있는 역사의 마을이자,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는 피렌체의 조용한 뷰포인트 입니다. 언덕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붉은 지붕의 피렌체 전경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우며, 도시의 북적임에서 벗어나 차분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이처럼 피렌체 여행은 단순한 관광지 여행이 아니라 현지인의 삶 속으로 발을 들이고, 그 안에서 도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마음에 남는 기억이 더 큰 여행이 바로 피렌체가 주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피렌체 여행 숙소 선택과 야경 속 마무리
밀라노나 로마에 비해 대중교통의 노선이 적은 피렌체여행에서 숙소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피렌체에서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짐 보관과 이동이 편리하고, 두오모나 중심가까지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아주 편할 것입니다. 또는 아르노강 건너편 조용한 지역에 숙소를 잡으면 강변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시내에 위치한 편의시설을 이용하기에도 간편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피렌체의 밤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느긋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해가 진 후 두오모 주변에 따뜻한 느낌의 거의 오렌지색에 가까운 조명이 들어오면 낮에 보던 분위기와 180도 다른 것을 한눈에 보게 됩니다. 낮에 두오모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던 여행객들은 모두 사라지고 근처 펍에 가는 젊은 현지인들로 피렌체 시내는 다시 활기를 띠게 되는 것입니다. 골목마다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는 카페와 와인바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베키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아르노강의 물빛,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전경은 피렌체 여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해 줍니다.
결론
피렌체 여행은 무심코 결정한 로마 가기 전에 들리는 단순한 중간 기착지가 아닙니다. 밀라노에서 로마로 향하는 여정 사이, 단 하루만 머물러도 예술과 역사로 만들어진 피렌체 여행으로 현지인이 즐기는 피렌체 인근을 산책하며 전통음식으로 토스카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도보로 충분히 이동 가능한 도시 규모 덕분에 짧은 시간에도 다양한 명소를 즐길 수 있으며, 관광지의 감동과 로컬의 정취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이상적인 구성입니다. 밀라노의 도시적 세련됨과 로마의 고전미 사이에, 피렌체는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으로 여행자에게 휴식과 영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만약 이탈리아 여행 일정 중 하루를 어디에 쓸지 고민하고 있다면, 피렌체 1박 2일은 가장 만족스러운 선택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