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토마토 파스타 이탈리아 엄마 손맛 그대로

by 이렇게해요 2025. 4. 21.

가족들이 토마토 파스타를 먹고 있는 이미지
가족들이 토마토 파스타를 먹고 있는 이미지

 

토마토 파스타는 ‘간단한 요리’의 대표 메뉴처럼 보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그 단순함 안에 작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토마토 하나로도 요리는 충분해.”라고 말하는 이탈리아 엄마들의 이 말에는 오랜 시간 쌓인 주방의 경험이 고스란히 배어 있죠. 오늘은 엄마들의 비밀 노트에서 꺼낸 토마토 파스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 안에는 토마토만 들어가는 심플한 토마토 파스타도 있고 또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고기가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 그리고 바다 향까지 담아낸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도 있어요. 마치 한식으로 치면 집에 있는 여러 가지 재료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된장찌개 같은 느낌이랄까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아무나 맛 내기 힘든 그 요리입니다.

토마토만 들어가는 심플한 토마토 파스타

아래의 세 가지 파스타는 평일 점심이나 바쁜 저녁에 뚝딱 만들기 좋은 레시피입니다. 하지만, 간단하다고 해서 결코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이탈리아 엄마들은 이 요리 하나에도 정성과 마음을 다하니까요

스파게티 알 포모도로

이탈리아 가정의 식탁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건 단연 스파게티 알 포모도로(Spaghetti al pomodoro)입니다. 뭘 먹을까 할 때는 가장 간단한 토마토 파스타가 최고죠. 그렇다고 간단한 요리라고 생각해서 어설프게 만들면 밍밍하고 지루해져 버리기 딱 좋은 레시피죠. 그래서 재료 선택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양념이 다 되어있는 토마토소스를 시판하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이탈리아에는 각자 입맛에 맞게 요리할 수 있는 토마토만 미리 익힌 소스가 더 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이탈리아 엄마들은 아예 이 토마토소스마저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토마토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알려드리는 레시피는 4인 기준입니다. 미리 달궈진 팬에 올리브 오일과 마늘을 볶은 후 잘게 썰어놓은 제철 토마토 400-500gr 정도를 넣어 10분 정도 저어가며 익혀냅니다. 여기에 소금과 바질만 더하면 끝이에요. 여기에 삶은 파스타 320 gr을 쏟아붓고 1분 정도 천천히 저어주면서 면에 소스맛을 입혀주는 거죠. 그런데 이 단순한 재료가 어우러지면, 어째서인지 감동적인 맛이 납니다. 아마도 그건 정직한 재료가 가진 힘이겠죠.

파스타 알 포모도리노

이와 비슷하게 요리하지만 파스타 알 포모도리노(Pasta al pomodorino)는 방울토마토에서 나오는 감칠맛으로 파스타에서 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죠. 포모도리노가 방울토마토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도 그 종류가 아주 다양한데 여러 가지 중에서 입맛에 맞는 방울토마토를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마늘을 기름에 볶다가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 넣고 3-4분 정도 살짝 볶으면, 단맛과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 있어요. 이건 특히 여름에 잘 어울리죠.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어서 심플한 스파게티나 짧은 펜네 같은 면을 사용해도 모두 다 잘 어울리는 요리입니다.

펜네 알아라비아타

그리고 조금 더 화끈한 버전으로는 펜네 알아라비아타(Penne all'arrabbiata)도 있습니다. 4인 기준으로 잘 익은 중간 크기의 토마토 5개 정도와 페페론치노 하나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파스타죠. 이탈리아 말로 아라비아타는 화났다는 뜻인데, 소스에 고추가 들어가 매콤하다는 말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고추를 볶다가 토마토를 넣어 푹 끓이면 매콤한 소스가 완성됩니다. 펜네와 함께 먹으면,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 난답니다. 한국인 입맛에도 딱 맞는 토마토 파스타라 할 수 있겠죠.

느낌이 달라지는 고기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

토마토 베이스 소스에 고기가 더해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조금 더 진하고, 고소하고, 묵직한 느낌, 이건 기분 좋은 무게감이 있는 요리죠. 그리고 간단한 토마토 파스타에 비해서 겨울철에 더 잘 어울리는 파스타 메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래의 두 가지 파스타는 간단한 토마토 파스타와는 확실히 다른 무게가 있어요. 고기와 토마토가 만나 깊어지는 이 맛! 느긋한 주말 저녁 가족과 함께 나눌 한 그릇으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스파게티 알아마트리치아나

먼저, 스파게티 알아마트리치아나(spaghetti all'amatriciana)를 소개할게요. 로마가 있는 라치오 지방의 대표 요리로, 구안찰레라는 돼지 볼살을 바삭하게 볶아 토마토와 함께 끓이는 파스타입니다. 구안찰레가 없다면 베이컨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그 특유의 깊은 향은 구안찰레만의 매력이죠. 먼저 데워진 올리브오일에 다진 구안찰레 150gr을 낮은 불로 5분 정도 볶아주세요. 구안찰레가 바삭해지면, 화이트와인 50gr을 붓고 중불로 끓인 후 다른 볼로 옮겨둡니다. 기름이 남은 팬에 살짝 데친 토마토 400gr을 조각내서 넣은 뒤 주걱으로 어깨면서 끓여줍니다. 10여 분 후 볶아둔 구안찰레를 더한 뒤 끓인 스파게티를 붓고 1분 동안 섞어줍니다. 혹시 매콤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구안찰레를 볶았던 팬에 페페론치노 속의 씨앗을 조금 넣고 볶으면 됩니다. 이제 페코리노 치즈가 함께 들어가면, 고소함과 감칠맛이 한층 더 살아나는 파스타가 완성됐어요. 이건 마치 엄마가 일요일에 정성 들여 차려주는 점심 같은 맛이에요.

라구 알라 볼로네제

그리고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메뉴가 바로 라구 알라 볼로네제(Ragù alla bolognese)입니다. 우리가 흔히 ‘미트소스 스파게티’라고 부르는 파스타죠. 하지만 진짜 이탈리아식 라구는 생각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예요. 먼저 올리브 오일을 데운 팬에 다진 당근, 셀러리, 양파를 50gr씩 넣어 볶다가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심을 섞어 600gr을 천천히 볶아줍니다. 이때 화이트 와인을 반컵 정도 더해 끓여준 후 삶아 으깬 토마토 400gr 정도를 넣고, 최소 1시간 정도 아주 약한 불로 푹 끓여줍니다. 집 안 가득 퍼지는 향은 아마도 이탈리아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기일 것 같아요.

바다 향까지 담아낸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처럼 바닷가 마을이 많아서 자연스레 바다와 토마토가 만나는 레시피도 많이 발달했어요. 그 대표적인 요리가 바로 스파게티 아이 푸루띠 디 마레(Spaghetti ai Frutti di Mare)입니다. 올리브 오일에 양파나 마늘을 볶아 향을 내고, 새우, 홍합, 오징어와 새우나 가재등의 해산물을 기호에 따라 넣어줍니다. 여기에 화이트와인을 반컵 정도 붓고 같이 끓이다가 신선한 토마토가 있으면 좋고, 아니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토마토 펠라티, 혹은 파사타를 넣고 함께 끓이면 준비가 다 끝난 거예요. 해산물 특유의 신선한 맛과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지면서 깊고 진한 감칠맛을 냅니다. 이렇게 준비된 소스가 스파게티 면을 감싸면서 해산물 육즙까지 함께 어우러지는 게 이 요리의 핵심이죠. 사실 간단해 보이지만, 해산물의 익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고 토마토와 와인의 균형도 중요해서 은근히 ‘손맛’이 크게 작용하는 레시피입니다.

결국 파스타는 사랑을 끓이는 시간

이탈리아의 토마토 파스타는 엄마의 손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치 따뜻한 기억 같은 거라고 할까요? 레시피가 아무리 간단해도 그 안에는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들어가 있어요.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좋은 재료를 고르고, 적당한 불에 천천히 끓이는 그 시간, 결국 파스타란, 그런 마음을 담아 끓이는 요리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탈리아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면서 심플한 토마토 파스타, 고기가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 그리고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 레시피까지 여러분들께 공유해 드렸어요. 오늘 저녁에는 신선한 토마토와 약간의 올리브 오일, 그리고 조용한 음악을 곁들여 여러분만의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