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한국의 젊은 커플들이 선호하는 신혼 여행지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한 관광지보다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소도시를 찾아가며 신혼여행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욱이 비교적 한적한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여행하면 현실적인 이탈리아의 여러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중 오늘 소개할 롬바르디아 지역에 위치한 크레마(Crema)와 크레모나(Cremona)도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독특한 문화적 매력을 지닌 여행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세와 현대를 섞어놓은 듯한 이탈리아 소도시 크레마와 클래식 음악으로 알려진 크레모나등 꿈같은 신혼 여행지의 매력을 알아보겠습니다.
중세와 현대를 섞어놓은 이탈리아 소도시 크레마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역에 위치한 크레마(Crema)는 크레모나(Cremona) 보다 더 작은 소도시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이곳은 중세 시대부터 형성된 오래된 도시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이 잘 묻어나는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크레마의 중심에 있는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에 들어서면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인 크레마 대성당(Cattedrale di Crema)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면에 위치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형 원형 아치가 눈에 띄는 이 성당은 14세기에 지어졌습니다. 전체적인 대성당 건축물은 고딕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아름다운 내부 프레스코화가 인상적입니다. 또한, 성당 옆에는 종탑이 위치해 있어 크레마의 역사적 위상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도시를 걸으며 좁은 골목길과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크레마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크레마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이지만, 영화 팬들에게도 익숙한 곳입니다. 이곳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의 주요 촬영지로 이용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더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크레마는 전통 미식 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요리는 토르텔리 크레마스키(Tortelli Cremaschi)로 이탈리아의 일반적인 라비올리와는 달리, 토르텔리에 들어가는 속재료로 달콤한 아마레토(Amaretto), 20개월 이상 숙성된 그러나 바다나 치즈, 유자, 건포도 등의 재료로 달면서 쌉쌀한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크레마는 크레모나와 마찬가지로 모스타르다(Mostarda)가 유명한데,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특징으로 주로 고기 요리와 함께하면 좋습니다. 디저트로는 살바레그나(Salva Cremasco)라는 오래 숙성된 전통 치즈와 함께 곁들이는 크레마 식 달콤한 빵을 애용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여행에서 와인을 빼놓을 수 없는데 크레마에서도 롬바르디아 지역 특산 와인을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프란차코르타(Franciacorta)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이 와인은 식전주나 스타트와 함께 페어링 하기 좋은 이탈리아 최고 품질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크레마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그리고 흔히 챈트로 스토리코(Centro storico)라고 불리는 옛날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시내는 그 규모가 작고 고풍스러워서 조용하고 감성적인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여행지가 될 것입니다.
클래식음악으로 알려진 여행지 크레모나
크레모나는 크레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도시로, 이탈리아 역사적인 현악기 제작의 중심지로 유명합니다. 바이올린의 성지로 불리는 크레모나는 음악과 예술의 숨결이 깃든 곳으로 한국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잘 알려진 유명한 여행지입니다. 그것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중세 시대부터 악기 제작의 중심지로 성장해 온 크레모나에서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를 비롯한 전설적인 장인들이 그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지금도 크레모나 시내를 산책하다 보면 곳곳에 위치한 바이올린 공방에서 장인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악기를 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 박물관(Museo del Violino)을 방문하면 희귀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과 그 제작 과정에 대한 전시를 볼 수 있어, 여행을 더욱 가치 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 외에도 크레모나 음악원이나 대학의 음악문화유산학과등 크레모나에서는 유서 깊은 클래식 음악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크레모나는 클래식 음악 이슈가 아니더라도 역사적인 건축물과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으로도 유명한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크레모나 대성당(Cattedrale di Cremona)은 12 세기에 착공하여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룬 대표적인 건축물로 입장하기 전부터 웅장한 외관이 여행객을 매료시킬 것입니다. 프레스코화가 가득한 화려한 내부는 미술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그림이나 조각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토라초(Torrazzo)라는 높이 112m의 종탑이 자리하고 있는데, 좁은 계단을 따라 꼭대기에 오르면 크레모나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또한,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시청사 건물인 로지아 데이 밀리티(Loggia dei Militi) 역시 구경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크레모나의 대표적인 요리로는 모스타르다(Mostarda)가 있습니다. 이 지역 특산물인 모스타르다는 설탕에 절인 과일에 겨자 향을 더한 독특한 소스로, 주로 삶은 고기 요리와 함께 곁들여이면 좋습니다. 또한, 견과류와 꿀을 섞어 굳힌 크레모나식 누가(Nougat)로 알려진 토로네(Torrone) 역시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탈리아에서 사랑받는 디저트입니다. 크레모나는 대성당을 중심으로 근처의 고풍스러운 시내를 산책하다 보면 깊이 있는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음악과 예술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크레모나가 잊지 못할 신혼여행지로 기억에 오래 남게 될 것입니다.
크레마와 크레모나 여행 팁
크레마와 크레모나를 여행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팁을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최적의 방문 시기는 봄과 가을입니다. 이 지역은 바다가 없는 내륙에 위치하여 여름에 다소 덥고 또한 건조한 겨울 날씨도 더욱 춥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봄이나 가을에 여행을 계획하게 되면 날씨가 온화하고 관광객도 많지 않아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안개가 자주 끼는 편이므로, 여행을 계획할 때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교통편을 미리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크레마와 크레모나는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기차나 버스의 운행 횟수가 많지 않아 사전에 일정을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기차로 여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에 비해 기차연착이나 캔슬이 잦다는 불편함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렌터카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셋째, 현지 음식을 즐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여행지가 그렇지만 특히 크레마에서는 크레마 식 리소토(Risotto alla Crema)를 그리고 크레모나에서는 토로네를 꼭 구입하여 맛보시길 추천합니다.
결론
크레마와 크레모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보다 덜 알려졌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지들입니다. 크레마는 고풍스러운 골목과 영화 속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고, 크레모나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으로 알려진 전통과 예술적 유산을 자랑하는 도시입니다. 이 두 도시는 역사, 문화, 미식, 예술등 다방면으로 유서가 깊은 곳으로 이탈리아 북부지방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은 신혼여행 커플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곳에서 잊지 못할 낭만적인 순간들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