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세계적인 미식의 나라이니 만큼 특유의 식재료와 전통 음식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인접하는 국가들의 영향을 받아 이탈리아 중, 남부와 다른 음식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하면서 꼭 맛봐야 할 전통음식을 지역별로 소개하겠습니다. 피에몬테부터 발레 다오스타, 롬바르디아,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 베네토, 프리울리 그리고 베네치아 줄리아까지 총 6 개 지역의 전통 음식을 즐기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피에몬테, 트러플과 고급 식재료가 가득한 메뉴
피에몬테(Piemonte)의 대표적인 요리로는 바냐 카우다 (Bagna Cauda)가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 앤초비, 마늘로 만든 소스로, 신선한 채소나 빵과 함께 먹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들은 프랑스 요리의 영향을 받아 크림이나 소스를 함께 사용하는 음식이 발달했습니다. 피에몬테 지역도 같은 이유로 소스를 자주 사용하는 데, 그중 감칠맛이 강한 바냐 카우다가 요리의 깊은 풍미를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비텔로 톤나토(Vitello tonnato)는 부드러운 송아지 고기에 참치 소스를 곁들여 차게 먹는 여름 요리입니다. 이 요리는 육류와 생선이 조화를 이루는 매력적인 음식입니다. 피에몬테는 세계적인 트러플의 산지로, 그중 화이트 트러플과 고급 식재료가 가득한 이 지역 메뉴는 고상하고 정제된 맛으로 유명합니다. 파스타를 좋아한다면 트러플을 곁들인 타야린을 추천합니다. 계란이 많이 들어간 얇은 생면이 트러플과 어우러져 그 특유의 깊은 향을 선사합니다.
발레 다오스타, 치즈와 감자를 이용한 가정식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발레 다오스타 (Valle d’Aosta) 주는 추운 기후로 인해 따뜻하게 요리한 치즈 음식 레시피가 발달했습니다. 특히 폰티나 (Fontina) 치즈를 녹인 퐁듀타(Fonduta)에 도전해 본다면 부드럽고 고소한 치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북부의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발레 다오스타에서도 옥수수 가루로 만든 폴렌타를 즐겨 먹습니다. 다만 이 지역에는 폴렌타 콘차(Polenta concia)가 유명한데 여기에는 폰티나와 토마 같은 치즈를 폴렌타에 섞은 후, 녹인 버터로 마무리하는 요리입니다. 그 외 추운 날씨에 자주 먹는 주빠 발레 다오스타나(Zuppa valle d'aostana)는 사보이 양배추, 폰티나치즈, 구운 빵을 넣고 끓인 수프요리입니다. 그리고 간을 해 말린 염소고기인 모테키아토와 빵과 치즈를 겹겹이 쌓아 오븐에 구운 치보랄이라는 요리도 인기 있습니다.
롬바르디아, 고상한 맛을 내는 리조또와 육류 요리
롬바르디아(Lombardia)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쌀농사 지역으로, 쌀을 이용한 요리가 많습니다. 그 가운데 프리모피아또라고 불리는 퍼스트 코스 중 쌀로 만든 리조또가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특히 밀라노의 대표음식인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Risotto alla milanese)는 소고기 육수에 쌀을 끓인 후, 옛날부터 귀했던 사프란을 넣은 황금빛 리조또입니다. 롬바르디아의 또 다른 대표 음식은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와 같이 나오는 오소부코(Ossobuco)입니다. 소고기 정강이뼈를 3 – 4cm 정도 잘라, 볶은 야채에 화이트와인과 토마토소스를 함께 넣어 천천히 조려 낸 고기요리입니다. 디저트로는 크림과 우유를 끓여 식힌 판나 코타(Panna cotta)가 유명합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과일 토핑이 어우러져 식사 후 즐기기 좋은 디저트입니다.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 빵과 사과를 이용한 국경 지역 요리
트렌티노-알토 아디제(Trentino alto Adige) 지역에서는 오스트리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어 독일식 요리가 많습니다. 이 지역 음식으로는 사과를 이용한 슈트루델(Strudel)이 유명합니다. 얇게 민 페이스트리 반죽 위에 단맛을 가미한 사과 속을 채워 오번에 구워낸 디저트입니다. 또한, 트렌티노 지방에서는 카네데를리(Canederli)가 퍼스트코스로 꼭 맛봐야 하는 음식입니다. 이것은 빵과 베이컨, 치즈, 허브등 다양한 식재료를 섞어 둥글게 빚은 요리로, 고기 수프와 함께 먹거나 버터에 구워 먹기도 합니다. 슈페츨레(Spätzle)는 아무렇게나 작게 자른 뇨끼의 일종으로, 크림소스나 녹인 버터와 함께 먹으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네토, 해산물이 가득하지만 검소한 식사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한 베네토(Veneto)는 풍부한 식재료를 이용한 해산물 요리가 발달한 지방입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바칼라 만테카토(Bacalà mantecato)와 사르데 인 사오르(Sarde in Saor)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바칼라 만테카토는 스토카 피소라고 불리는 말린 대구를 며칠 동안 물에 불려 푹 삶아 으깬 후, 올리브 오일과 섞어 만든 요리입니다. 그 특유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으로 인해 바삭하게 구운 빵과 함께 이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베네토에서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폴렌타에 고기 요리뿐 아니라 생선이나 해산물 요리를 같이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르데 인 사오르는 튀긴 정어리를 양파, 식초, 건포도와 넣어가며 켜켜이 쌓은 후, 적어도 하루 정도 절인 요리로, 단맛과 신맛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음식입니다.
프리울리와 베네치아 줄리아, 치즈와 생햄을 이용한 똑똑한 요리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 지역의 가장 중요한 식품은 생 햄인 프로슈토 디 산 다니엘레(Prosciutto di San Daniele)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슈토 디 산 다니엘레는 지방 함량이 적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해 이탈리아 전국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보통 프로슈토 크루도 라고 불리는 생 햄은 달콤한 멜론이나 치즈와 함께 하면 맛이 더욱 좋습니다. 또 다른 이 지역의 전통음식으로는 말린 자두를 넣어 만든 뇨끼 디 수지네(Gnocchi di susine)와 비즈나(La bizna)라고 불리는 옥수수 가루에 감자와 콩을 넣은 조금 되직한 수프가 있습니다. 또한 프리코(Frico)는 몬타시오(Montasio) 치즈에 양파와 감자를 섞어 팬에 구운, 두툼한 우리나라의 전과 비슷한 요리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론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전통음식을 알아보았습니다. 피에몬테는 트러플과 소스를 이용한 고급 요리가 많고, 발레 다오스타에서는 치즈 중심의 요리가 발전했습니다. 롬바르디아에서는 쌀을 이용한 여러 가지 리소토와 육류 요리가 맛있고,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에서는 독일식 요리와 비슷한 음식을 즐기며, 베네토는 생선과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가 유명하고,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는 생 햄과 치즈가 들어가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탈리아 북부를 여행한다면 지역별 전통음식으로 현지의 미식 문화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다양한 이탈리아 북부의 전통음식으로 두배로 즐기는여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