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지역은 유서 깊은 명품 와인 생산지로, 독특한 지중해식 기후와 비옥한 토양에서 개성 있는 와인을 생산해 왔습니다. 특히 나폴리에서 시칠리아에 이르는 이탈리아 남부 지역은 DOCG와 DOC 등급을 획득한 고품질 와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남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캄파니아 지역부터 바실리카타와 풀리아지역 그리고 칼라브리아와 시칠리아 지역 와인 등 대표적인 DOCG와 DOC 와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캄파니아 지역 와인 산지
나폴리가 위치해 있는 캄파니아(Campania) 지역은 남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입니다. 이곳에서는 맑고 강렬한 태양과 화산 토양의 영향으로 복합적인 향과 깊은 맛을 지닌 와인이 생산됩니다. 그중에서도 타우라시(Taurasi)는 가장 주목받는 DOCG 와인으로, 알리아니코(Aglianico) 품종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와인은 "남부의 바롤로"로 불릴 정도로 탄닌이 강한 것이 특색입니다. 잘 익은 체리, 자두, 스파이스 향이 어우러지며, 최소 3년 이상 숙성되면 풍미가 더욱 풍부해져 붉은색 육고기와 오래 숙성되어 단단해진 치즈 같은 세컨드코스 요리에 페어링 하면 좋습니다. 이 지역의 화이트 와인으로는 피아노 디 아벨리노(Fiano di Avellino)와 그레코 디 투포(Greco di Tufo)등 DOCG 등급을 받은 와인을 추천합니다. 피아노 디 아벨리노는 피아노(Fiano) 품종으로 아벨리노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됩니다. 가까이 위치한 풍부한 삼림의 영향으로 여름에도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부터 숙성까지 모든 과정을 거친 이 와인은 꽃 향기와 고소하게 구운 견과류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 와인은 산미가 적당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으로 인해 담백한 생선 요리나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반면 그레코 디 투포는 화산 토양에서 자란 그레코(Greco) 품종으로 양조되어 미네랄 풍미가 강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이 와인은 생선 요리나 해산물 그리고 신선한 치즈, 포르치니 버섯 리소토와 함께하면 좋습니다.
바실리카타와 풀리아 지역 와인
바실리카타(Basilicata) 지역에서는 개성이 돋보이는 와인이 많은데 그중 알리아니코 델 불투레 수페리오레(Aglianico del Vulture Superiore)가 대표적인 DOCG 와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 와인은 화산지대에서 자란 알리아니코 품종으로 생산되어 깊고 강렬한 맛이 특징입니다. 자두, 체리, 초콜릿의 복합적인 향과 스파이시한 여운을 느낄 수 있으며, 최소 3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치면 더욱 깊은 맛과 풍부한 아로마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잘 숙성된 알리아니코 델 불투레 수페리오레는 구운 붉은색 고기와 양고기 또는 현지의 전통 치즈로 꾸민 세컨드 코스와 잘 어울립니다. 한편, 풀리아(Puglia) 지역에서는 따뜻한 기후와 강한 햇살에 의해 진하고 농축된 와인을 많이 맛볼 수 있습니다. 그중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돌체 나투랄레(Primitivo di Manduria Dolce Naturale)는 DOCG 등급을 받은 달콤한 레드 와인으로, 프리미티보 품종 특유의 잘 익은 과일향이 강한 와인입니다. 가볍고 상쾌하면서 벨벳처럼 부드러운 느낌의 이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도 인기가 많으며 특히 아몬드 베이스 페이스트리나 초콜릿 같은 달콤한 디저트나 말린 과일과 함께 마시기를 추천합니다. 또한, 카스텔 델 몬테 네로 디 트로이아 리제르바(Castel del Monte Nero di Troia Riserva)도 90% 가 넘는 내로 디 트로이아(Nero di Troia) 품종의 와인으로 스파이시한 풍미와 자두, 블랙베리의 진한 향이 매력적입니다. 이 와인은 장기 숙성 시키기에 좋은 와인으로 라구, 라자냐 같은 퍼스트코스와 구운 붉은색 고기, 숙성된 치즈등 세컨드 코스와도 모두 잘 어울립니다.
칼라브리아와 시칠리아 지역 와인
칼라브리아와 시칠리아에서는 오랫동안 이어져오던 전통적인 남부지역의 맛을 재해석한 와인이 많습니다. 칼라브리아(Calabria) 지역에서 주목해야 할 DOC 와인은 치로(Cirò)입니다. 크로토네(Crotone)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리오포(Gaglioppo) 품종의 이 레드 와인은 붉은 석류색을 띠며 체리와 스파이스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탄닌과 균형 잡힌 산미가 특징으로, 고기가 들어가는 파스타 요리나 흰 살 고기의 세컨드 코스에도 잘 어울립니다. 시칠리아(Sicilia) 지역의 체라수올로 디 비토리아(Cerasuolo di Vittoria)는 유일한 DOCG 와인으로 이 지역에서 아주 유명한 와인입니다. 이 와인은 네로 다볼라(Nero d'Avola)와 프라파토(Frappato) 품종을 블렌딩 하여 제조합니다. 밝은 체리 레드 색상의 향긋한 와인으로 건조하고 우아한 질감 덕분에 다양한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데 고기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나 붉은색 고기등 전통적인 시칠리아 요리와 페어링 하기에 좋은 와인입니다. 또한,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DOC 와인인 에트나(Etna)는 에트나 화산 근처에서 생산됩니다. 이 와인은 화이트, 레드, 로제, 스푸만떼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데 특히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은 청량감과 산미가 높고 화이트 와인은 깔끔하고 상쾌한 맛으로 생선을 베이스로 한 모든 요리와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결론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서도 각 지역의 기후와 토양, 전통적인 양조 방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명품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캄파니아의 타우라시 화이트 와인, 바실리카타의 강렬한 레드 와인, 풀리아의 달콤한 디저트 와인, 칼라브리아의 고대 유산을 담은 치로, 그리고 시칠리아의 강한 맛의 레드 와인까지 다양하면서 모두 품질도 우수한 와인들입니다. 이 와인들은 각각의 개성과 지역적 특색을 품고 있어 와인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이탈리아 남부 지방을 여행할 때 지역 와인에도 과감히 도전해 보는 풍성한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