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베르가모(Bergamo)는 밀라노에서 가까운 숨은 여행지 입니다. 흔히 밀라노의 그늘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중세 건축과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숨겨진 명소입니다. 특히 베르가모 속의 중세 도시의 모습을 한 치타 알타(Città Alta, 높은 도시)와 치타 바싸(Città Bassa, 낮은 도시)로 나뉘어 있어 독특한 도시 구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특히 치타 알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여행 명소와 베르가모에서 꼭 맛봐야 할 전통적인 음식 그리고 밀라노에서 베르가모로 쉽게 갈 수 있는 교통수단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베르가모 속 중세 도시 치타 알타
베르가모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은 단연 치타 알타(Città Alta) 입니다. 구시가지에 해당하는 이곳은 중세시대 성벽 안에 자리 잡고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곳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재미있는 방법은 푸니쿨라(Funicolare)라고 불리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인데 역에서 내려 치타 알타로 가는 1번 버스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역 앞의 대로를 1km 정도 걸어가면 케이블카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19세기부터 운행된 이 케이블카는 짧은 거리지만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베르가모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치타 알타에서는 베키아 광장(Piazza Vecchia)이 가장 중요한 명소입니다. 이 광장은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이곳의 랜드마크인 팔라초 델라 라지오네(Palazzo della Ragione)와 아름다운 시계탑이 눈길을 끕니다. 또한, 광장 주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은데 베르가모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인 바 카부르(Bar Cavour)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치타 알타를 둘러싸고 있는 베네치아 성벽은 16세기 베네치아 공화국시기에 건설된 방어 시설입니다. 총길이가 6km에 달하며, 201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성벽 윗길을 따라 걸으면 베르가모 시내뿐 아니라 멀리 알프스까지 멋진 경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베르가모의 또 다른 명소는 베키아 광장으로 들어서면 마주 보이는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입니다. 12세기부터 건설된 이 성당은 외관부터 내부까지 화려한 장식으로 유명합니다. 조화롭게 어우러진 로마네스크 양식과 바로크 양식 사이에서 특히 내부의 아름다운 프레스코화와 조각들이 눈에 띕니다. 이곳은 유명한 작곡가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의 묘가 위치해 있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아주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베르가모의 오랜 역사와 예술을 느껴볼 수 있는 곳입니다.
베르가모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베르가모에는 꼭 도전해야 할 지역 음식이 많습니다. 그중 가장 알려진 요리는 카존첼리(Casoncelli)라는 만두 같은 파스타입니다. 고기와 치즈가 들어간 속을, 얇은 반죽으로 감싼 후, 녹인버터에 세이지잎을 띄운 소스로 마무리한 요리인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폴렌타(Polenta)도 이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옥수수 가루를 끓여 만든 간단한 요리입니다. 특히 베르가모지역에서는 탈레지오(Taleggio)라는 부드러운 치즈를 폴렌타에 넣은 폴렌타 타라냐(Polenta Taragna)가 유명합니다. 디저트로는 폴렌타 에 오세이 (Polenta e Osei)가 있는데 노란 색깔이 꼭 폴렌타처럼 보이며 베르가모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로 실제 폴렌타와는 다르게, 스펀지케이크 위에 초콜릿으로 장식하여 만든 달콤한 간식입니다. 이 외에도 베르가모는 풍미 깊은 이탈리아식 살라미와 치즈가 유명하므로, 지역 레스토랑에서 현지 요리를 맛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베르가모 치타 알타에서 유명하면서도 가성비가 좋은 레스토랑 치르콜리노 치타 알타 (Circolino CittàAltà)를 추천합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중세건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으로 여름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실외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밀라노에서 베르가모로 가는 교통수단
베르가모는 밀라노에서 약 50km 떨어져 있어 당일치기 도 가능한데, 가장 간편한 교통수단은 기차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베르가모에는 오리오 알 세리오 국제공항(Orio al Serio International Airport, BGY)이 있어, 유럽 각지에서 저가 항공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베르가모 공항까지도 버스로 이동이 가능해, 유럽 여행 중이라면 이공항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기차는 밀라노 센트랄 역(Milano Centrale)과 가리발디 역(Porta Garibaldi)에서 베르가모로 가는 기차는 보통 평균 4, 50분 정도 걸리고 요금은 6유로 정도입니다. 기차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베르가모 기차역(Stazione di Bergamo)에 도착하므로,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구시가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반면 렌터카를 이용하면 1시간 안에 베르가모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A4 고속도로 여행 중에 아름다운 베르가모 근교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치타 알타(Città Alta) 지역은 주차문제로 차량 통행이 제한된 곳이 많았지만, 최근 완공된 지하주차장 덕분에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론
베르가모는 밀라노에서 당일치기로 방문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도시로, 그 안에는 중세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밀라노에서 조금 벗어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시간을 갖고 싶다면, 베르가모를 여행 일정에 꼭 포함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