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분들이 다양한 이탈리아 여행 코스를 선호하면서 유명 관광지가 아닌 제노바나 친퀘테레가 있는 리구리아 지역 또는 이탈리아 미식의 본산지라고 할 수 있는 에밀리아 로마냐도 중요한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Liguria)와 중북부의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 지역에서는 피에몬테와 토스카나 지역의 클래식한 와인에 비해 독특한 와인 문화를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입니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 지역을 여행하며 현지에서 생산된 와인을 경험해 보는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리구리아와 에밀리아 로마냐의 특별한 와인과 여행 명소까지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소규모 생산지에서 만든 리구리아 와인
리구리아는 이탈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해안 지역으로, 바다와 가파른 산악지역이 가까이 맞닿아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입니다. 이곳의 포도밭은 경사가 심하고 좁은 언덕에 위치해 있어 대부분 소규모 포도 재배가 이루어지고 수확도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소규모 생산지에서 만든 리구리아 지역의 와인은 희소성이 높은 와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구리아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은 대부분 화이트 와인으로 베르멘티노(Vermentino)와 피가토(Pigato)를 꼽을 수 있습니다. 베르멘티노는 사르데냐, 토스카나 와 피에몬테에서도 생산이 되지만 상대적으로 소량 생산되는 이 지역의 베르멘티노는 그만큼 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와인은 가볍고 상쾌한 미네랄 감성이 돋보여 생선이나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피가토는 베르멘티노와는 다르게 리구리아 지방에서만 생산되는 와인입니다. 베르멘티노와 비슷한 품종이지만 약간 노란빛을 띠고 3년 정도 숙성하면 황금색으로 변하는 와인으로 건조하지만 고소하고 깊은 맛으로 와인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와인입니다. 또한, 스키아체트라(Sciacchetrà)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디저트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와인은 리구리아 동부의 친퀘테레(Cinque Terre) 지역의 계단식 포도밭에서 재배하여 포도의 수분이 농축되어 당도를 높이는 비노 파시토(Vino Passito)의 일종입니다. 그래서 달콤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와인입니다. 가성비 좋은 리구리아 와인으로는 베르멘티노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루나에(Lunae)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베르멘티노를 발견했다면 이 와인은 만족할 만한 가성비 좋은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의 전통적인 와인을 맛보기 위해 포르토피노(Portofino) 브랜드의 화이트 와인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리구리아 지역의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바질 페스토를 곁들인 트로피에(Trofie) 파스타를 추천합니다. 특히, 베르멘티노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궁합이 좋아 함께 페어링 하기에 좋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칸티나 루나에(Cantina Lunae)가 리구리아에서 꼭 방문해 볼 만한 와이너리입니다. 리구리아와 토스카나우의 경계선에서 가까운 이곳은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로,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적인 기술을 조합해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예약을 통해 와인 시음 투어나 포도밭 체험을 할 수 있어 여행의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에밀리아-로마냐의 미식과 함께하는 특별한 와인
에밀리아 로마냐는 이탈리아 전통 식재료의 중심지로 유명하여 이 지역의 와인 문화 역시 미식과 함께하는 특별한 와인으로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습니다. 에밀리아-로마냐에서만 생산되는 람브루스코(Lambrusco)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이 지역 와인입니다. 람브루스코는 가볍고 탄산이 느껴지는 레드 스파클링 와인으로, 과일향이 풍부하고 상큼하면서 달지 않은 맛이 특징입니다. 특히 에밀리아 지방은 토스카나와 맞닿아있는 내륙 지역으로, 육고기를 사용하는 요리가 많아 향이 깊지만 청량감이 있는 람브루스코가 함께 하기에 좋은 와인입니다. 에밀리아-로마냐의 또 다른 중요한 와인은 알바나(Albana)입니다. 알바나는 화이트 와인으로 동부 유럽의 영향을 받아 색감이 깊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 와인은 드라이한 스타일부터 디저트 와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는데 그중 알바나 디 로마냐(Albana di Romagna)는 이탈리아 최초로 1987년에 DOCG(최고 등급 와인)로 지정된 와인입니다. 이 와인은 꿀 향과 함께 풍부한 질감이 특징으로 치즈나 디저트와 잘 어울립니다.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에서는 지역마트나 슈퍼마켓에서도 가성비 좋은 와인을 구입할 수 있지만, 지역 곳곳에 위치한 와이너리를 찾아 다양한 제품을 둘러본 후 직접 구매할 것을 추천합니다. 이 지역 와인은 대체로 가격이 높지 않아 와이너리를 직접 찾는다면 훨씬 더 개성 있고 다양한 와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성비 좋은 다수의 에밀리아-로마냐 와인 중 체치(Ceci) 브랜드의 람브루스코를 추천합니다. 이 와인은 부드러운 탄산과 과일향이 어우러져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현지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리아노(Riano) 브랜드의 알바나도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밀리아-로마냐의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고기가 들어간 퍼스트코스 요리로 라자냐(Lasagna)와 탈리아텔레 알 라구(Tagliatelle al Ragù)가 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또한 진하게 요리한 소스를 곁들인 라자냐는 람브루스코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또한, 해피 아워나 스타터 코스로 이 지역의 프로슈토 디 파르마(Prosciutto di Parma)나 파르미자노 레지아노(Parmigiano Reggiano) 치즈와도 함께하기에 좋습니다. 이 지역에서 꼭 들러야 할 와이너리로는 체치 1938 (Ceci 1938)을 추천합니다. 파르마 지역과 가까운 람브루스코 전문 와이너리로, 전통적인 양조 방식을 유지하여 와인을 생산합니다. 주위에 위치한 여행 명소들을 둘러본 뒤 와이너리에 들러 와인 시음 투어를 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리구리아와 에밀리아 로마냐의 여행 명소
리구리아의 친퀘테레(Cinque Terre)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여행 명소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다섯 개의 작은 마을로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여행 중에는 어느 마을을 방문할지 미리 결정해 지역 기차로 이동하며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마을들은 형형색색의 집들이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절경을 이루어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또 포르토피노(Portofino)는 제노바에서 토스카나 방향으로 해변을 따라 내려오면서 만나게 되는 우리나라의 땅끝마을과 같이 해변 위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이곳은 리구리아 지역의 고급 휴양지로 유명한 만큼 아름다운 항구와 고풍스러운 마을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현지 레스토랑에서 신선한 해산물과 리구리아 와인을 함께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반면, 볼로냐(Bologna)는 에밀리아-로마냐의 중심 도시로 시내에 위치한 오랜 역사의 고대 대학과 붉은 벽돌 건축물로 유명합니다. 특히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은 획일화된 재료로 도시의 미학을 높이는 동시에 사그라마투라(sagramatura) 방법으로 가공하여 표면을 신속하게 다듬을 수 있어 비용을 낮춘다는 실질적인 목적도 있습니다. 볼로냐의 대표 음식인 라자냐와 함께 지역산 람브루스코를 맛볼 것을 추천합니다. 파르마(Parma)는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와 프로슈토(Parma Ham)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1070년 경에 착공된 카테드랄레 디 파르마(Catedrale di Parma)와 내부 전체가 목재장식으로 이루어진 떼아트로 파르네제(Teatro Farnese)가 꼭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입니다. 현지 음식과 알바나 와인을 곁들이면 최고의 미식 여행이 될 것입니다.
결론
리구리아와 에밀리아 로마냐는 각각의 개성이 강한 와인 여행지입니다. 리구리아에서는 지중해를 배경으로 생산된 청량함을 담은 베르멘티노와 피가토를, 에밀리아 로마냐에서는 비옥하지 않은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생산된 풍부한 과일향의 람브루스코와 알바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지의 가까운 와이너리를 찾아 품질 좋은 가성비 와인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DOCG 라벨의 명품 와인까지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각 지역의 특산 요리와 와인을 함께 맛보는 것은 현지 문화를 가장 깊이 있게 경험하는 방법입니다. 이 글이 리구리아와 에밀리아-로마냐 와인 여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