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여행을 생각하면 대부분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같은 대도시나 시빌리아와 그라나다처럼 유명한 관광지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스페인의 북부지방에도 아름답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빌바오, 산 세바스티안, 팜플로나는 스페인의 역사, 문화, 자연, 그리고 전통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예술과 현대적 감각의 도시인 빌바오, 해변과 휴양의 도시인 산 세바스티안 그리고 자연과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 팜플로나를 돌아보면서 스페인 북부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예술과 현대적 감각의 도시 빌바오
빌바오(Bilbao)는 스페인내 바스크 지방을 대표하는 도시로, 과거에는 산업도시로 크게 발전했으나 현재는 예술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도시로 변했습니다. 빌바오 라면 떠오르는 중요한 명소는 구겐하임 미술관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에 의해 설계된 이 현대적인 미술관은 빌바오의 이미지를 예술과 현대적 감각의 도시로 전환시킨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미술관 내부에서는 다양한 현대 미술작품의 상설 전시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영구 전시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술관의 외부 모습 자체도 하나의 거대한 아트 오브제처럼 느껴집니다. 한편, 빌바오의 구시가지(Casco Viejo)에서는 이곳의 오랜 전통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7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지역에는 특이하고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전통적인 바스크 스타일의 빌라나 건물이 무수히 보존되고 있어 마치 옛날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줍니다. 빌바오는 자연과 도시가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시내 중심부를 지나쳐 흐르는 네르비온 강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복잡한 도심에서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의 음식도 빌바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로, 빌바오에서는 전통적인 핀초스(Pintxos)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핀초스는 바게트 빵 위에 준비된 재료를 올려 만든 작은 크기의 다양한 요리로, 스페인식 타파스와 그 형식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지방에서 생산된 식재료와 레시피로 인해 더욱 섬세 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해변과 휴양의 도시 산 세바스티안
스페인 북부 해변에 위치한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도시로 유명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해 여행자들의 미식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도 많이 알려진 도시입니다. 이곳도 바스크 지방의 전통이 오랫동안 뿌리내린 곳으로 , 역사에 남을 고건축물들이 현대적인 감각을 한 시내 한복판에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 도시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라 콘차 해변(La Concha Beach)입니다. 이 해변은 넓게 펼쳐져 있는 반달 모양으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최고의 도시 내 해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주위는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나선 사람들과 해변을 따라 산책하는 인파로 항상 가득 차 있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산 세바스티안은 전 세계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들이 많은 것은 바스크 지방의 미식 문화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꼭 도전해야 할 음식은 바스크 치즈케이크인데, 바삭하게 굽힌 겉면과 부드럽게 남아있는 케이크의 안쪽이 대비를 이루는 것과 진한 식감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바다에 접한 지역적 특성답게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저렴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자연과 전통이 있는 도시 팜플로나
팜플로나(Pamplona)는 스페인 내륙지방과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자연과 전통이 함께 하는 도시입니다. 특히, 매년 7월에 개최되는 산 페르민(San Fermín) 축제가 유명한데, 이것은 소몰이 축제(Running of the Bulls) 라고도 불리는 행사로 스페인 국내에서 항상 큰 뉴스거리가 되곤 합니다. 팜플로나는 중세 시대부터 이 지역의 가장 큰 마을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로인해 팜플로나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la Real)은 스페인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알려진 산티아고 순례길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의 중요한 경유지로, 산티아고까지 거의 800 km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순례자들이 이곳에서 출발하는 광경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팜플로나 인근 바르데나스 레알레스 자연공원(Parque Natural de Bardenas Reales)은 스페인 나바라 지역에 위치한 독특한 사막 지형을 가진 곳입니다. 기묘한 형태의 바위와 광활한 풍경이 마치 화성 여행을 연상케 합니다. 특히 ‘카스티요 데 티에라(Castil de Tierra)’는 이 공원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사이클링, 드라이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색적인 자연을 경험하기에 좋습니다. 반면, 바스크식 양고기 요리(Cordero al Chilindrón)는 이곳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양고기를 토마토와 피프리카 소스로 익힌 지역 전통 요리로, 깊은 맛이 그 특징입니다. 또한, 팜플로나는 바스크 지방의 다른 도시들처럼 핀초스가 발달해 있어 시내에 위치한 개성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핀초스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것입니다.
결론
빌바오, 산 세바스티안, 팜플로나는 저마다 매력이 뚜렷한 도시들입니다. 빌바오는 현대적인 예술과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이며, 산 세바스티안은 아름다운 해변과 미식이 발달한 곳입니다. 그리고 팜플로나는 스페인의 전통과 축제를 가장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이 지역은 대서양과 맞닿아 있어 8 월 같은 한여름에도 그렇게 덥지 않은 기후가 장점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갈 수도 있으니 얇은 점퍼나 스웨트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세 도시를 하나의 코스로 여행한다면 스페인 북부의 역사, 문화, 자연, 미식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스페인 북부로 떠나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