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도우 없이 피자를 만든다는 것이 처음엔 조금 의아할 수 있습니다. 피자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반죽이 먼저 떠오르고, 거기에 치즈, 토마토소스, 다양한 토핑을 올리는 방식이 익숙하죠. 하지만 요즘 MZ 세대들 사이에서 클래식한 밀가루 도우 없이도 진짜 피자 못지않은 요리를 즐기는 방식이 다양하게 유행하고 있죠. 심지어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건강식으로, 또는 여름철 간단한 집밥 아이디어로 자주 활용되곤 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저탄고지, 글루텐프리 식단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노밀가루 도우 피자’ 레시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진짜 도우 없이 만드는 이탈리아식 피자, 그중에서도 가지피자와 감자피자를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도우 대신 가지 한 장 이탈리아식 멜란자나 피자
한국에서는 가지 요리라고 하면 된장찌개에 슬쩍 들어가는 부드러운 식감 정도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이탈리아에선 전혀 다른 식재료로 취급됩니다.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여름철 가지를 활용한 요리가 정말 다양합니다. 특히 여름이 되면 시장마다 통통하게 잘 익은 가지가 넘쳐나고, 그걸 활용한 요리도 다양해지죠. 그중 하나가 바로 ‘멜란자나 피자(Pizza di melanzane)’입니다. 말 그대로, 피자 도우 대신 얇게 썬 가지 하나로 시작하는 피자예요. 이 요리는 사실 ‘대체 피자’라기보다는, 이탈리아식 건강 간식 혹은 간단한 안주처럼 자주 먹는 메뉴입니다. 튀기거나 반죽하지 않고, 오븐에 구워 만드는 방식이라 느끼하지 않고 부담도 덜하죠.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오히려 일반 도우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인데 피자가 너무 먹고 싶을 때나 밀가루를 줄이려는 분들에겐 정말 반가운 대안이에요. 만드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가지는 1cm 정도 두께로 썰어 소금에 잠깐 절여 수분을 빼준 후 팬에 살짝 구워주세요. 구운 가지를 접시나 오븐용 팬에 올린 다음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모차렐라 치즈와 바질을 얹어 오븐에 10분 정도만 구우면 끝이에요. 집에 오븐이 없다면 에어프라이어나 팬 뚜껑을 덮고 약불에 조리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재료가 단순한데도 이탈리아 감성이 한가득 담긴다는 점입니다. 이 메뉴는 저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해 먹는데 피자이지만 아주 가볍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와인 한 잔과 곁들여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간식처럼 즐기기에도 좋아요. 요즘처럼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이런 가지 피자는 ‘피자도 이렇게 가볍게 즐길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시선을 주기에 딱입니다.
감자가 주인공인 바삭하고 든든한 감자피자
피자에 감자 토핑은 익숙하지만, 감자가 아예 ‘도우’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요? 듣기만 해도 궁금해지는 이 요리는,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도 종종 즐기는 감자 베이스의 피자입니다. 정식 명칭은 따로 없지만, 현지에선 ‘피자 디 파타테(Pizza di patate)’라고 부르며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자주 먹습니다. 한국에서도 감자는 만능 식재료죠. 찌고, 볶고, 튀기고, 심지어 전까지 부쳐 먹습니다. 하지만 피자 도우로 변신한 감자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얇게 썬 감자 슬라이스를 겹겹이 깔아 오븐에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정석이 됩니다. 거기에 치즈와 허브, 살짝 매콤한 소스를 올리면, 감자가 메인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증명하게 되죠. 감자피자의 가장 큰 장점은 ‘밀가루가 없다는 점’입니다. 글루텐을 피하고 싶거나, 저탄고지 식단을 시도하는 분들에게 딱 맞습니다. 감자 자체의 포만감도 높아 다이어트 중에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피자로 불릴 만하죠. 무엇보다 냉장고에 있는 감자 몇 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간단히 조리하고 싶다면, 전자레인지에 감자를 살짝 익힌 후 슬라이스해서 팬에 바삭하게 구워도 충분히 맛이 납니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이유는 단연 ‘식감’입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고, 감자의 담백한 맛 덕분에 치즈나 토핑이 더욱 돋보이죠. 특히 어린아이들이나 감자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입 먹자마자 “이거 자주 해 먹자”는 반응이 나올 정도입니다. 결국 감자피자는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동시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똑똑한 선택입니다. 이탈리아식 피자가 꼭 밀가루 도우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면, 훨씬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조리법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자로 시작하는 피자, 오늘 저녁 어떠세요?
저탄고지 글루텐프리 피자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식탁의 유행은 단연 ‘저탄고지’와 ‘글루텐프리’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밀가루를 멀리하거나, 속 불편함 때문에 글루텐을 피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식단을 할 때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피자’라는 점입니다. 바삭하고 쫄깃한 도우, 늘어나는 치즈, 입안 가득 느껴지는 토마토소스의 풍미까지… 이런 걸 참는 건 정말 고문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건강을 고려한 피자의 재해석이 이미 꽤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밀가루 없이 만드는 가지피자나 감자피자 같은 ‘노도우(no-dough)’ 스타일은 물론, 병아리콩가루나 콜리플라워를 갈아서 만든 글루텐프리 도우도 꽤 일반적이죠. 심지어 나폴리 피자집에서도 ‘무글루텐 피자 요청 가능’이라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밀가루 대신 감자, 두부, 파로, 오트밀 등을 활용해 만든 건강한 피자 레시피가 점점 인기를 끌고 있어요. 특히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실천 중인 분들 사이에서는 치즈와 고기 토핑만큼은 양껏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피자 만들기’가 다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밀가루 없이도 ‘진짜 피자 느낌’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피자는 더 이상 고칼로리 간식이 아니라 ‘똑똑한 한 끼’로 다시 태어나는 중입니다. 피자의 핵심은 사실 도우보다도 ‘조화’에 있습니다. 바삭한 식감, 진한 소스, 고소한 치즈, 거기에 잘 어울리는 토핑. 이 밸런스만 잘 맞춘다면 도우가 꼭 전통 밀가루일 필요는 없죠. 오히려 내 몸에 맞는 방식으로 재해석된 피자가 더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됩니다. 피자를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은 피자를 다이어트의 적이 아니라, 식단의 일부로 바꿔볼 수 있는 가장 맛있는 기회일지도 모르니까요.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팁
이탈리아식 노도우 피자는 겉보기엔 특별해 보여도 사실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게 집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더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죠. 무엇보다도 요즘처럼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분들에겐 ‘맛은 유지하면서 밀가루는 줄일 수 있는’ 아주 반가운 레시피입니다. 우선 도우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대표 재료는 가지, 감자, 두부, 콜리플라워 등입니다. 가장 간단한 건 가지나 주끼니 같은 야채를 이용해 보는 거예요. 통통한 가지나 호박을 세로로 두껍게 썰어 기름 살짝 두른 팬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다음,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치즈, 바질이나 토핑 몇 가지 얹고 다시 한번 구워주면 완성입니다. 야채 자체가 수분이 많기 때문에 처음 구울 땐 물기만 잘 제거해 주면 바삭한 식감도 살릴 수 있어요. 감자도 아주 좋은 선택이에요. 얇게 슬라이스 하거나, 강판에 갈아서 넓적하게 모양을 잡고 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뒤 피자처럼 토핑을 올리면 됩니다. 굳이 오븐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치즈는 꼭 모차렐라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냉장고에 남은 스트링치즈, 체다, 슬라이스 치즈도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다만 치즈는 한꺼번에 많이 넣기보다 겹치지 않게 고르게 뿌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맛도 균형 있고 너무 기름지지도 않거든요. 소스는 시판 토마토소스를 써도 좋고, 방울토마토를 으깨서 올리브 오일, 소금만 살짝 넣은 간편한 스타일로 만들어도 정말 근사한 맛이 납니다. 여기에 바질 몇 장만 얹으면 진짜 이탈리아 분위기 나죠. 중요한 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노도우 피자는 오히려 ‘있는 재료로 자유롭게’ 만드는 게 매력입니다. 너무 정해진 레시피에 얽매이기보다는 내 체질에 맞고 내가 좋아하는 재료를 조합해 보는 재미를 느껴본다는 거죠. 정형화된 피자에서 벗어나 나만의 건강한 한 판을 만드는 기쁨, 한 번 경험하면 은근 중독됩니다.
결론
도우가 없다고 피자가 아닌 건 아닙니다. 오히려 이탈리아식 노도우 피자는 ‘덜어내는 미학’이 담겨 있는 요리죠. 부담 없이 건강하게, 그러나 맛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식탁을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 냉장고 속 채소로, 밀가루 없이도 멋진 피자 한 판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